제로에너지 주택의 기계식 환기 시스템이 실내 공기 질과 거주자 건강에 미치는 영향
전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들이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과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해 건물의 에너지성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제로에너지 건물이란, 건물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패시브 기술과 사용할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는 액티브 기술이 적용된 건축물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또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의 이행전략으로서 2030년까지 500 제곱미터 이상의 모든 건축물에 제로에너지 기술이 의무화될 예정이다.
그러나 제로에너지 건축물에 대한 대내외적인 관심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로에너지 주택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기계식 환기 시스템이 실제로 주거환경 내 공기 질과 거주자의 건강 및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근거가 부족했다. 이에 본 연구진은 우리나라 최초로 완공된 서울시 노원구의 노원 EZ 하우스의 거주자 중 25가구를 선정하여 2019년 11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1년 동안 추적관찰 하였다. 또한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같은 지역 내 기계식 환기장치를 사용하지 않는 일반 아파트 거주자 25가구를 선정하여 관찰하였다. 실시간 실내 공기 질 측정 장비인 에어가드K를 사용하여 24시간동안 매 5분 단위의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PM2.5), 이산화탄소(CO2),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온도, 습도를 측정하였다. 또한 연구 참여자들의 실내 공기 질과 관련 있는 알레르기 질환(아토피, 알레르기 비염, 천식) 증상이나 눈의 피로, 피부 건조함 등의 일별 증상 발생을 수집하기 위해 모바일 기반의 설문도구를 개발하였다.
전반적으로, 제로에너지 주택의 실내 오염물질(PM10, PM2.5, CO2, VOCs) 농도가 일반 주택에 비해 더 낮았다. 계절의 효과를 보정하고 난 뒤에도 두 집단 간의 차이가 있었다. 특히, 거주자들이 체감하는 쾌적성과 관련 있는 실내 온·습도는 제로에너지 주택이 일반 주택에 비해 연중 내내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었다. 특히, 제로에너지 주택이 일반 주택에 비해 여름철의 온·습도는 낮고, 겨울철의 온·습도는 높게 유지되었다. 성별, 연령, 질병력 등을 보정했을 때 제로에너지 주택의 어린이의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피부염 증상 경험 발생률이 일반 주택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다만 성인의 경우 두 집단 간 알레르기 질환의 의사 진단 경험률의 차이로 비교에 한계가 있었다.
본 연구는 주거환경, 실내 공기 질, 거주자의 건강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장기간에 걸쳐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선진국에 비해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도입 단계에 있다는 점에서, 국내 최초로 완공된 노원 EZ 하우스의 실내 공기 질 개선 효과와 이로 인한 거주자 쾌적성 및 건강수준에 대한 평가를 통해 국내 제로에너지 건축물 확대 도입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본 연구는 국토교통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명지대학교 산학협력단(명지대학교 IT&제로에너지건축센터)과 공동연구로 수행되었다.
초록 및 원문: https://doi.org/10.1016/j.scitotenv.2021.147324